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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메디컬뉴스=강다은 기자]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는 사람은 배우자가 함께 사는 부부보다 사망 위험이 15%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의장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 62만 3,140명(조사시점 평균 나이 53.7세)을 대상으로 비혼·이혼·별거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의 사망 위험을 결혼 이후 줄곧 함께 사는 부부와 비교한 결과 이런 차이가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53만 8,377명)와 혼자 사는 사람(8만 4,763명)으로 나눠 15년 동안의 사망 위험을 비교했다. 여기에서 혼자 사는 사람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경우(4,454명), 별거(1,347명), 이혼(3만 5,212명), 사별(5,674명) 등이 모두 포함됐다.
그 결과, 추적 기간 중 혼자 사는 사람 그룹의 사망률은 27.1%로 결혼 후 함께 사는 부부 그룹의 18.6%보다 8.5%포인트나 높았다. 연구팀은 이런 사망률에 비춰볼 때 혼자 사는 사람의 전체적인 사망위험(HR)이 함께 사는 부부보다 평균 15% 높다고 추산했다.
질환별 사망위험은 관상동맥질환이 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순환기계 질환 17%, 뇌혈관질환 12%, 호흡기질환 14%, 암 6% 등의 순이었다.
혼자 사는 유형별로 보면, 한 번도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의 전체적인 사망위험이 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에 견줘 62%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혼·별거·사별도 함께 사는 부부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38%, 35%, 9% 높았다.
연구팀은 ‘배우자 유무가 사망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 의료진에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치료를 계속하도록 격려하는 점 등과 큰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를 연구 논문에 적시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애선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결혼에 따른 건강상의 이득이 더 많고, 실제 사망률도 낮아지는 특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이어 “이는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살게 되면서 홀로 살 때 가졌던 음주와 흡연, 과격한 운동 등 위험한 생활 습관을 버리거나 줄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결혼 후 더 커진 사회적 책임감 등도 건강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은 식생활 습관이 다른 서양인 위주의 건강 연구에서 벗어나 아시아인의 고유한 특성에 기반한 질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2004년 결성된 학술단체다. 의장은 서울대 의대 강대희 교수가 맡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싱가포르·타이완 연구팀이 함께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