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뉴스) 지난 2월 낙상사고 이후 아직까지 중태상태인 중국 거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진료를 위해 오는 3일(일) 중앙대병원의 협조를 받아 현지에 국내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다고 여성가족부가 밝혔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15일 계단에서 넘어지며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고 현재까지 중국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 소재 동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직 중태상태다.
이번 파견 의료진은 중앙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와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 등 2명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할머니를 방문한다.
하상숙 할머니(1927년생, 만 88세)는 열일곱의 나이에 “돈을 잘 벌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지역에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으며, 광복 이후에도 차마 고향에 돌아갈 용기를 내지 못해 중국에 그대로 남아 생활해 왔다.
중국인과 결혼해 전처소생 딸 셋을 키웠으나, 지난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한 이후 여전히 한국 국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 할머니는 평소 고혈압, 뇌경색, 천식, 심장질환 등 질환을 앓아왔으나, 이번 낙상사고로 인하여 흉부골절 및 폐 감염에 따른 호흡장애(폐기능 악화), 신장기능 약화 등으로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특히 할머니는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아 중국 내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평균 150∼180만 원에 이르는 입원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셋째 딸)측은 “어머니는 방직공장에서 일하며 중국 국적이 없어 차별대우를 받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우리 자매 셋을 힘들게키워주신 분”이라며, “이번 낙상사고로 인해 한 달 넘게 입원치료를 받고 계시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더 이상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어머님이 평소 나중에 꼭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만큼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치료받게 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국내 전문 의료진의 현지 방문을 통해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국내 이송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는 하 할머니께 병원비 3천만 원을 이미 지원해 드렸지만, 여전히 할머니 측의 치료비 부담이 과중하고 국내 이송치료를 희망하는 만큼 가급적 국내로 모셔 최상의 의료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하상숙 할머니께서 광복이 된 후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중국에 남아 힘든 생활을 해 오셨고, 고국에 묻히기를 희망하신다고 들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이번 기회에 한국으로 돌아오시게 되면 고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실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가 치료비 등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