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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 반려동물이 삶의 질 떨어뜨려 - 호주, 개나 고양이와 생활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 연구 - 평상시엔 정신건강 증진, 사회적 격리상태에선 달라져
  • 기사등록 2021-07-09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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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이병천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호주에서 COVID-19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정신건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은 주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당연히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예기치 못했던 COVID-19 대유행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반려동물은 주인에게 부담을 증가시키고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은 정신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의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방식에 영향을 끼쳤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 정부의 제한과 봉쇄가 이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반려동물과 더 많은 시간동안 생활을 하게 됐다. 실제 호주의 반려동물 구조단체에 따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코로나 유행 기간 동안 새로운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었다. 

코로나 유행 이전, 즉 평상시 반려동물과의 생활은 소유자의 삶의 질 향상과 우울증 및 외로움의 감소 수준 등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따라서 COVID-19로 인한 사회적 격리가 시행되는 기간 동안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은 심리적 웰빙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과연 진짜 그랬을까.


반려동물과의 생활, 심리적 행복과 관련 얼마나 있을까
연구는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호주 빅토리아에서 반려동물(개와 고양이)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더 나은 심리적 행복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수행됐다. 데이터는 ‘COVID-19와 당신’이라는 주제로 정신건강에 대해 호주의 mentalHealth now surveEy(COLATE)에서 조사 분석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138명과 키우지 않는 125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소유가 회복력(resilience), 외로움(loneliness), 삶의 질(quality of life)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는 Swinburne University Human Research 윤리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으며 헬싱키 선언문을 준수하여 수행됐다. 조사는 호주에 거주하는 18세 이상인 일반인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2020년 4월부터 매달 1일~4일까지 72시간 동안 진행되는 익명의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2020년 9월 엄격한 3개월 사회적 격리 기간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빅토리아 주에 거주하는 개인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했다. 

응답자는 소셜미디어 및 광고, 비차별적인 눈덩이표집(snowball sampling, 처음에는 소규모의 응답자 집단으로 시작하여 다음에는 이 응답자들을 통해 비슷한 속성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소개하도록 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표집 방법)을 통해 모집했다. 모든 응답자들은 자신이 반려동물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소유하고 있는 반려동물의 종류를 밝히도록 했다. 

이 조사는 정신 건강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광범위한 질문을 통해 수행했다.  외로움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UCLA 외로움 척도 10’ 개정판을 활용했고, 회복력을 평가하기 위해 ‘간편 회복력 척도(Brief Resilience Scale)’을 사용했다. 외로움 척도는 점수가 높을수록 외로움의 증가를, 회복력 척도는 점수가 높을수록 회복력이 좋다는 의미. 삶의 질 조사를 위해서는 ‘유럽 건강 인터뷰법(European Health Interview Surveys-Quality of Life, EUROHIS-QoL)’을 사용했고 현재의 부정적인 기분 상태는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척도(Depression Anxiety Stress Scale, DASS-21)’로 평가했다.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를 소유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어류와 조류 등을 포함한 반려동물은 연구가 부족하여 이 조사에서는 제외했다. 개와 고양이로 한정하는 것이 보살핌과 주인과의 상호 작용의 유사성 측면에서 균질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표 1. 반려동물 소유자 및 소유하지 않은 사람의 지표별 특성 


코로나 팬데믹 상황, 주인에게 부담 증가시켜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과의 생활은 삶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지만, 상황적 요인(예: 실직)과 기분 상태를 바탕으로 한 회복력이나 외로움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코로나 판데믹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반려동물은 주인에게 부담을 증가시키고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제까지의 연구에 있어서도 연구자들 간에 서로 다른 결과도 있었다. 어떤 연구는 반려동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심리적 웰빙에 이점이 없다고 하였고, 다른 연구는 특정한 환경적 요인(예; 미혼)에서는 반려동물 소유로 심리적 부담이 증가했다고 하였다. 

코로나 대유행 상태에서 직업 등 상황의 요인과 기분 상태(DASS total)를 고려했을 때 반려동물의 소유는 삶의 질 저하와 상당히 관련이 있지만 회복력이나 외로움은 관련이 없었다. 모든 분산 인플레이션 인자(variance inflation factors, VIF)가 허용 범위(<2) 내에 있었다. 전체적인 당면한 상황적 요인과 기분상태에 대한 총계는 세 가지 심리적 웰빙 영역과 유의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와 무관, ‘삶의 만족도 낮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키울 수도“
코로나 대유행 이전의 일상적인 상황에서 관련 조사와 달리,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아마도 사회적 격리상태의 압력의 증가로 작용하여 삶의 만족도가 감소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엄격한 사회적 격리(strict lockdown restrictions)는 반려동물과 주인의 산책 등 규칙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 반려동물 주인들은 평소에 늘상 해왔던 반려동물의 사회적, 행동적 패턴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으며,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이러한 일상생활의 변화와 관련된 새로운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소유한 사람이 낮은 만족도가 나온 것은 코로나 상황과 무관하게 삶의 만족도가 낮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가졌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 것도 배재할 수 없다. 

연구에 참여한 반려동물 주인들이 언제부터 반려동물을 키우기 시작했는지는 평가하지 않았기에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반려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의 만족도가 조사에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입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경우 배변 훈련과 같은 관련 문제가 사회적 격리상태에서는 불만족의 큰 영향이 되었을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코로나 대유행 이전에 같은 집단에서 조사된 것이 없기에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 대유행의 결과인지 아니면 이 특정 개인 집단에서 반려동물 소유자와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난 결과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현재의 연구 결과는 반려동물을 가지고 있는 것과 삶의 질 사이의 중요하고 독립적인 연관성을 시사하며, 생활 여건 및 기분상태 요인을 배제한 후에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상외로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것이 회복력과 외로움에 미치는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연구와도 차이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통계학적으로 합리적인 표본을 조사했지만, 향후에는 이 연구를 다시 한 번 분석하고 그룹 간의 실제적 영향을 적절히 보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표본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추후 삶의 질, 회복력 및 외로움에 대한 연구에서는 현재 연구에서 조사한 이외의 변수(예: 재정상태, 사회경제적 상태)도 포함해서 연구할 필요도 있다. 또한, 다양한 요인들이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구분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반려동물 주인의 구체적인 요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점은 이번 연구결과 반려동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잘 알려진 사실이 최근의 특수한 상황인 코로나 사회적 격리상황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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