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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스트레스는 모낭줄기세포를 잠재운다 - 스트레스 호르몬이 신호 보내 모낭줄기세포 활동을 멈추게 한다 - 서울대 이병천 교수, “신호 차단되면 모발 성장 시작돼”
  • 기사등록 2021-04-1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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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이병천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학)


봄이 시작되는 3월은 누구에게나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고 한다. 봄이 왔다는 기대감이 큰 반면 체감하는 날씨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봄을 기다리듯 탈모를 막고 발모를 촉진하는 획기적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싶다. 


3월 31일 네이처지에 실린 흥미로운 논문과 기사가 눈길을 끈다. 스트레스가 탈모와 연관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나 동물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연결고리를 증명하는 내용의 논문이다. 


하버드대 줄기세포연구소, 동물실험 통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논문 발표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들 중 약 4명 중 1명은 증상이 시작된 지 6개월 후에 탈모를 경험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는 코로나19 감염과 회복의 힘든 시간과 사회적 상황으로 인한 전신적 스트레스 충격 때문일 것이다. 만성스트레스가 탈모와 연관되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근본적으로 모낭줄기세포의 기능부전과 연관된 기전이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실을 하버드대학교 하버드줄기세포연구소의 Hsu 박사 팀에서(최 등. Nature, 2021)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내어 논문으로 발표했다.


모발은 3단계의 성장주기를 지니는데; 성장기(anagen), 퇴행기(catagen) 그리고 휴식기(telogen) 이다. 성장기 동안 모낭은 머리카락을 지속적으로 밀어내어 자라게 한다. 퇴행기 동안은 모발의 성장이 정지되고 모낭의 하부가 수축되나 모발은 그대로 유지(club hair-곤봉상모라 하며, 모근이 완전히 각화되어 탈모 직전의 상태)된다. 휴지기동안은 곤봉상모는 상당기간 휴면상태로 있다가 결국은 탈모가 된다. 심한 스트레스 하에서 많은 모낭이 빠르게 휴식기로 들어가고 탈모로 이어진다.


모낭줄기세포는 모낭의 모근의 불룩한(bulge) 부분에 있다. 모낭줄기세포는 내부와 외부 신호를 해석하여 모발의 성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모발 성장 휴식기에는 모발줄기세포가 세포분열을 멈추고 휴면 상태를 유지한다. 휴식기가 지나고 성장기가 되어 모발 성장이 시작될 때 모낭줄기세포는 신호를 받아 모낭전구세포의 세포분열과 생산을 한다. 이러한 전구세포는 모낭의 여러 층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모간부(hair shaft)를 만드는 모발 분화의 여정을 시작한다. 


모낭줄기세포가 모근부위에 있다는 것은 30여 년 전부터 알려졌고, 모낭줄기세포의 활성과 휴지기의 조절은 여러 유전자와 신호단백질과 같은 많은 조절인자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조절인자의 거의 대부분은 모낭줄기세포 또는 모낭줄기세포에 유익한 미세환경(niche)을 제공하는 기능(지지세포)을 지닌 모유두세포(dermal palilla cell)를 포함한 인접세포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만성 스트레스와 같은 전신적 상태가 모낭줄기세포의 활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Hsu 박사팀(최 등. Nature, 2021)은 먼저 부신의 역할을 주목하고 수술적으로 마우스에서 부신을 제거한 후 반응을 보았다. 부신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생성하고 구성하는 주 기관이며, 모발의 성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부신이 제거된 마우스는 모발의 휴식기가 대조군 마우스(60-100일 대비 20일 미만)보다 훨씬 짧았고, 모낭은 모발의 성장 빈도가 대략 3배 더 많아졌다. 연구자들은 부신이 제거된 마우스에 코티코스테론(부신에서 생산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먹였을 때 모발의 성장빈도가 줄어들어 정상적인 모발 성장주기로 회복되었다.


▲ ⓒ 모발의 구조 / 트리니티메디컬뉴스


흥미롭게도 정상 마우스에 9주 동안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스트레스를 가하였을 때 코티코스테론 농도는 증가하였고, 모발성장이 지연되었다. 이러한 만성 스트레스로 부신에서 생성된 코티코스테론이 모발 성장의 개시를 억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모낭줄기세포는 어떻게 코티코스테론을 감지하는가? 코티코스테론은 글루코코티코이드 수용체를 통해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피부에 있는 한 종류씩의 세포에서 이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면 어떤 세포가 신호를 받기위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 마우스에서 스트레스와 피모의 성장. a, 모발은 휴식기(telogen)라고 불리는 '휴식' 단계 동안 모낭의 불룩하고 세포원천을 공급하는 부위(germ, 위 그림 참조)에 존재하는 모낭줄기세포(HFSC)에서 생성된다. 모낭줄기세포는 인접한 모유두(DP)세포의 도움을 받아 역할을 한다. 이 연구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해 반응으로 마우스 피모가 어떻게 성장을 조절하는지 기전의 경로를 찾아냈다. b, 만성 스트레스에서 코티코스테론이 분비되고, 그림과 같이 분비된 코티코스테론이 모유두(DP) 세포에 있는 글루코르티코이드 수용체에 결합하면 GAS6 유전자의 발현이 차단된다. GAS6 단백질은 모낭줄기세포에서 AXL 수용체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GAS6이 없으면 활성화 신호가 모낭줄기세포에 전달되지 않고, 세포를 자라게 하는 유전자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휴식기 단계가 지속 연장되면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 c, GAS6를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피부에 전달하면, 모낭줄기세포의 AXL에 결합하여,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촉진시켜 모낭줄기세포가 증식하고, 이어 모발이 자라게 된다. [출처; Choi, S. et al. Nature https://doi.org/10.1038/s41586-021-03417-2 (2021).]


“GAS6를 피부세포에 전달하면 모발 성장이 회복”

연구팀은 모유두(dermal papillae) 세포에서만 글루코코티코이드 수용체를 제거 하였더니 코티코스테론의 모발성장 억제효과 신호가 차단된 반면(모유두 세포는 코티코스테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 모낭줄기세포에서만 이 수용체를 제거했을 때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모낭줄기세포는 코티코스테론의 영향을 직접 받지 않고 다른 세포나 경로를 통해서 받는다는 것을 의미). 이를 통해 모낭줄기세포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직접 감지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고, 대신 모유두세포가 스트레스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추정했다.


모유두세포가 스트레스 신호를 모낭줄기세포에 전달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모유두에서 발현되는 메신저 RNA를 분석했다. 이때 GAS6(growth arrest-specific 6)라 불리우는 분비단백질이 후보 분자전달자로 추정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음 실험을 진행했다. GAS6를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마우스 피부세포에 전달하였을 때 만성 스트레스를 받거나 코티코스테론을 먹고 있는 마우스에서 모발이 자라는 것이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마우스에 전달하였을 때도 피모 성장이 촉진됐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모낭줄기세포의 GAS6 수용체 단백질(AXL)이 세포분열을 자극하는 신호를 모낭줄기세포에 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다. 이제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촉발된 코티코스테론 신호 전달이 모유두에서 GAS6 생성을 억제하였고, 인위적으로 피부에 GAS6를 발현시키게 되면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모발 성장 억제효과를 회피(bypass)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흥미로운 발견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치료법을 개발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 전에 몇 가지 이슈를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첫째, 설치류의 코티코스테론이 인간의 코티솔과 동등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코티솔이 사람에서 유사한 신호를 보내는지는 아직 모른다. 모발 성장주기 및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모유두에서 GAS6 발현 양상을 규명하는 것이 첫 번째 연구 단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둘째, 모발성장 주기의 패턴이 설치류와 사람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다 자란 마우스에서 모낭은 대부분 휴식기(telogen)에 있는데 사람의 모낭은 휴식기가 10%에 불과하다. 이점은 코티코스테론이 GAS6생산을 억제하여 휴식기를 지속 연장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러나 연구진은 사람의 두피에서 대략 90%가 성장기(anagen)로 여겨지는 설치류와 다른 패턴을 이 연구에서는 고려하여 평가하지는 않았다. 만성스트레스, 아마도 코티솔이 사람에서 성장기 모낭을 휴식기로 넘길 수 있는지, 아니면 마우스에서처럼 휴식기를 지속 연장시키는 데만 역할을 아닌지 밝히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셋째,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는 주로 휴식기 동안 발생하지만, 휴식기가 지연 연장되는 것이 모낭의 부착장치 감소에 어떤 영향을 주어서 결국은 탈모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알아보아야 한다. 마우스와 사람 모두에서 털을 뽑는 것과 같은 휴식기 모낭의 손실은 새로운 모발 성장을 자극한다. 그래서 아마도 만성스트레스에 의한 탈모는 모낭 고정장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성장기가 시작하는 것을 막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GAS6가 알려진 전사 인자와 신호 전달 경로를 방해하지 않고 모낭줄기세포의 세포 분열에 관련된 몇 가지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연구진은 모낭줄기세포의 세포 분열을 촉진함으로써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모낭줄기세포 활성화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새로운 기전을 발견했을 수 있다.  


노화된 피부에서 전구세포(progenitor cells)는 종양을 형성 없이도 대부분 DN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고, 피부암에서 돌연변이를 지닌 해로운 세포들이 발견된다. 인위적 GAS6 발현이 잠재적으로 돌연변이를 포함할 수 있는 모낭줄기세의 성장 잠재력을 우발적으로 촉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연구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에서 분비된 호르몬이 모유두에서 GAS6 발현 제어를 통해 모낭줄기세포의 활성화와 연결된 세포 및 분자 메커니즘을 매끄럽게 밝혀냈다. 게다가, 그들은 만성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마우스의 피부에 GAS6를 주입하면 모발의 성장을 재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을 요약하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코스테론이 분비되어 모유두세포로 하여금 GAS6의 분비를 막는다. GAS6는 모낭줄기세포가 세포분열과 활성화되어 모발이 자라게 하는데, 스트레스가 GAS6를 차단하면 모낭줄기세포는 휴면상태에 놓이게 된다. 즉 모낭줄기세포의 휴면상태가 지속되면서 탈모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피부세포에 GAS6를 전달하면 모낭줄기세포가 증식하고 모발이 자라게 된다. 설치류와 사람의 모발 성장 패턴 및 호르몬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탈모에 GAS6를 활용하는 것을 이제부터 연구할 필요가 있다.


현대 생활에서 인간은 필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GAS6를 처치함으로써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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