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메디컬뉴스=박시정기자] 캄보디아와 일본의 연구소가 각각 관박쥐(horseshoe bat)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사스-CoV-2)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한 연구소는 2010년 포획돼 실험용 냉동고에 저장된 박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일본의 한 연구팀도 냉동 박쥐 배설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중국 밖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발견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관박쥐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암시하지만, 이 것이 박쥐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달됐는지, 아니면 중간 숙주를 통해 전달됐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전염병의 동물 기원을 찾기 위해 아시아 전역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이 바이러스는 2010년 캄보디아 북부에서 포획된 두 마리의 샤멜 관박쥐에서 발견됐다. 이 바이러스의 게놈은 아직 완전히 서열화되지 않았으며, 발견 내용도 구체적으로 공표되지는 않아았다. 이 바이러스가 갖는 전체적 의미는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
오래된 박쥐 샘플들에 대한 조사를 이끈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인 베아스나 듀옹은 "사스-CoV-2가 박쥐에서 사람으로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펜데믹의 기원을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듀옹은 11월 초 발견 내용을 네이처에 알렸다.
이같은 통찰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 바이러스가 게놈의 97% 이상을 사스-CoV-2와 공유해야 한다. 아직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 중에서 이 정도의 게놈을 공유한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설사 97% 이상의 게놈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발견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다양성에 대해 더 많이 배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게놈 분석을 계획 중인 파리의 파스퇴르연구소 바이러스학자인 에티엔 시몬-로리에 박사는 "새로운 바이러스는 과학자들이 이 바이러스 계열의 다양성에 대해 더 많이 배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포획된 작은 일본 관박쥐(Rhinolophus cornutus)에서 확인된 Rc-o319라는 바이러스가 그렇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에드워드 홈즈가 지난 2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게놈의 81%를 사스-CoV-2와 공유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다.
베트남 야생동물보존협회의 진화생물학자인 앨리스 라티네는 "캄보디아 연구팀이 무엇을 발견했든 사스-CoV-2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바이러스가 관박쥐에서, 심지어 중국 밖 박쥐에서도 비교적 흔하다는 것을 확인해주기 때문에 두 발견 모두 흥미진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