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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24 11:44:22
  • 수정 2019-05-24 11:4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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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imedia commons


[트리니티메디컬뉴스=심재억대기자] 먼저, 아주 상식적이지만 그렇다고 얼른 답이 나오지도 않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치매는 몸의 병일까, 아니면 정신 또는 마음의 병일까.


질문의 틀을 이렇게 바꿔보자. 인간의 영혼 또는 정신도 병을 앓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치매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가 있다. 인간이 겪는 모든 병은 인체에서 생긴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가깝게는 감기에서부터 흔히 말하는 정신질환은 물론 암에 이르기까지 모든 병의 병소(病所)는 인체이며, 인체를 벗어나면 그것은 문제일 수는 있어도 이미 병은 아니다. 그렇다면 정신이나 영혼은 인체에 포함되는 것일까.


이 질문은 본질적으로 프로이트적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는 정신분석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심적 작용과 물질적 조건들을 분리했다. 그가 도출한 결론은 정신과 물질이 독립적으로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또 정신과 물질이 따로 존재하되 병행(병존)한다고 덧붙였다. 프로이트가 말한 물질인체로 대체하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몸과 정신이 다르다는 그의 정신분석학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몸을 삼키고 영혼까지 무너뜨리는 치매

치매에 대한 논의 역시 이런 이해 위에서 시작되어야 이 질병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 의학계가 규정한 치매의 정의는 몸에서 시작해 정신(혹은 마음)을 잠식하는 병이었다. 그렇다면 도입부에서 제기한 질문의 답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선후가 어디에 있든 치매는 몸의 병이면서 동시에 정신의 병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몸과 무관한 정신의 병이 없고, 정신과 무관한 몸의 병도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병은 몸과 정신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몸과 정신의 인과관계로 연결돼 있다. 그렇기에 정신은 건강한데 몸만 아플 수 없고, 몸은 건강한데 정신만 아플 수도 없는 것이다. 치매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현상이다.


이처럼 질병에 있어 몸과 정신의 상관성은 종교에서 말하는 영육의 문제이기도 하고, 가치중립적인 심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줄기세포를 떠올리게 된다.

엄밀하게 말해 줄기세포는 몸의 일부이다. 그러나 뇌나 간, 관절처럼 단순한 장기나 조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시작점이자 근원으로 존재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장기와 조직을 줄기세포가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줄기세포가 생명의 시작점이자 근원이라면 줄기세포의 위상은 몸과 정신의 경계에서 존재하는 과학적 실체라고 보는 게 옳다. 어디에도 원칙이나 지침이 없지만 줄기세포는 뇌와 간, 눈과 코와 뼈와 살을 만들고, 피를 만들어 흐르게 하며, 거기에서 드디어 호흡을 불어넣고, 생각을 부여한다. 이런 경이와 신비가 모두에게서 수행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와 줄기세포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 라정찬 박사는 이런 줄기세포를 하나의 우주라고 규정한다. 모든 생명과 물상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터전으로서의 우주, 작아 보이지만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해서 우주이고, 그 안에 숨겨진 비밀과 가능성이 무한하니 우주라는 것이다.


의료적 관점에서 범위를 좁혀 보자면, 줄기세포는 특정한 조건이 갖춰지면 신경세포로 분화해 치매를 비롯한 여러 가지 난치성 신경계 질환의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 라정찬 박사의 지론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에서는 중추신경계의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믿었지만, 이런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해내서 가능한 지론이다. 줄기세포 연구의 중요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대뇌 피질세포의 퇴행으로 기억력과 언어기능의 장애 뿐 아니라 판단력과 방향감각 상실 등을 거쳐 결국 자신의 정체성까지 잃게 되는 질환이다. 이 알츠하이머병이 많게는 전체 치매환자의 80%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이점이 나타난다. 몸의 문제, 즉 뇌조직의 퇴행에서 시작되어 정신세계를 점진적으로 그리고 깡그리 망가뜨린다는 점이다. 인지기능 장애와 판단력 및 문제 해결능력 상실, 결정장애가 있다. 또 이상행동(공격성, 배회, 부적절한 성적 행동, 소리 지르기, 악담, 불면증, 과식증 등)이나 이상심리 증상(불안, 초조, 우울증, 환각, 망상, 우울, 낙담, 무감동 등)도 대표적이다.


다시 봐야 하는 줄기세포의 효용성

사실, 누구나 치매에 대한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기는 쉽지만 정작 치료에 대해서는 말이 궁한 게 현실이다. 어떤 질병이든 의학적으로 적절한 치료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그 병의 실체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서다. 치매 역시 마찬가지다.


1907,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라는 독일 의사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특정 여성 환자의 병력 및 병리 소견을 발표한 이후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찾아낸 약물 치료법은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염산메만틴(Memantine, Ebixa) 아세틸-L-카르니틴(Acetyl-L-Carnitine)이 고작이고, 이런 약물도 진행을 억제하는 수준의 극히 제한적인 효과를 보일 뿐이다. 게다가 약물의 부작용이 심각해 어떤 경우에는 부작용의 폐해가 기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보다 위협적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의 경우 초, 중기의 알쯔하이머병 환자인 경우 많게는 20~40%선에서 인지기능의 호전이 나타나지만 중증 단계에는 거의 효과가 없고, 식욕감퇴, 근육경련, 수면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다. 염산메만틴은 중증에 사용되나 용례가 많지 않아 임상적 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이고, 아세틸-L-카르니틴은 우리나라 등 몇몇 국가에서만 알쯔하이머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 효과를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의 뇌리에서 치매는 치료할 수 없는 병이 되고 말았다.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기면 필요한 치료책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맡길 수 있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찾는 게 현실 속의 안타까운 풍속이 됐다. 더러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로 눈길을 돌리기도 하지만 이건 또 국내의 보수적이다 못해 수구적이기까지 한 보건의료 행정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줄기세포는 과연 치매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국내의 한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네이처셀과 알바이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원장 라정찬)은 자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기술이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공식 승인 받았다. 지난 4월의 일이다.


네이처셀에 따르면 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일본 규슈 특정인정재생의료위원회의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거쳐 치매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기술에 관해 안정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아 승인 적합 결정을 받아냈다. 재생의료위원회는 이 승인이 연구목적이 아니라 치료목적의 승인임을 분명히 했으며, 후생노동성 역시 재생의료위원회의 결정을 공식으로 인정했다.


일본은 되고, 한국은 안 되는 줄기세포 치료

이에 따라 네이처셀 협력 병원인 일본 후쿠오카 트리니티 클리닉에서 환자 치료가 시작됐다.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를 위해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 것이다.


당시 라정찬 바이오스타 줄기세포 기술연구원장은 일본 후생성의 우리 줄기세포 기술에 대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승인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전 세계 치매환자가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와 치료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언급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연구팀이, 우리 역량과 자본, 우리 기술로 세계가 주목하는 줄기세포 치료기술을 개발했는데, 정작 치료 승인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났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게 우리 보건의료 주무 부처의 설명처럼 정말 임상 결과가 기준에 못 미쳐서일까, 아니면 관련 법제가 갖춰지지 않아서일까. 의료 선진국인 일본 후생성이 치료를 승인한 마당에 어떤 설명도 궁색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환자들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를 탄다. 치료비도 일본땅에서 쓴다. 무엇이 국내의 수많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을 일본으로 내모는 것일까.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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