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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20 08: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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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원장의 칼럼은 격주간격으로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이은미내추럴한의원 이은미 원장은 (사)한방의료관광협회의 초대이사장으로 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하고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수필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은미 원장은 『솔직한 여자가 사랑도 잘 한다』, 『한방으로 해결하는 셀프피부건강법』, 『셀프한방다이어트』외 다수의 저서도 집필했습니다.


얼마 전 한 여대생이 와서 생리 불순에 대한 상담을 하고 갔다.

“갑자기 왜 이럴까요? 다치거나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 번 달에 생리를 두 번이나 했어요.”

그녀를 진찰해 보니 자궁이나 소화기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 건강상 병적인 증세가 없을 때 짚이는 것은 단 한 가지.

“혹시 요즘 신경을 많이 쓰는 일 없어요?”

내가 이렇게 물어보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설마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요즘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는 일에 매달려 있는데, 그 게 생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요?”

역시 마음 따로 몸 따로라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현대인이다.

신경을 많이 쓰면 간의 기운이 울결(鬱結, 막히고 엉킴)된다. 그로 인해 간과 신장의 기운이 제대로 순환이 안 되면 금방 생리 불순으로 이어진다. 신경을 많이 써서 생리 불순이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절대로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이사 가는 날이나 중요한 모임이 있는 날, 하필 생리 예정일이라 걱정하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생리가 없다. 이사가는 일, 또는 그 모임에 나가서 해야 할 일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마땅히 나와야 할 생리가 안 나오는 것이다.

“일단 약을 써 보고 다음 달 생리를 관찰해봅시다. 다음 달 생리를 봐서 문제가 있으면 치료를 조금 더 해야 하고, 정상이면 그 다음 달도 정상일 가능성이 있으니 적어도 두 달은 지켜봐야 해요.”

그녀의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너무 신경을 쓰는 바람에 피곤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다행히 1개월 치료 후 그 다음 달 생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그래도 그녀는 내 말대로 따라줘 생리불순을 쉽게 고칠 수 있었지만, 어떤 환자들은 ‘기다림’에 야박하다.

“왜 빨리 안 나아요?”

다짜고짜 이렇게 물으며 의사를 재촉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마디로 참을성이 없는 것이다.

자기 몸은 자기 것이다. 자기가 정신적으로 학대한 과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빠른 시일 내에 의사가 고쳐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몸에 이상이 왔을 때에는 내 몸의 사이클에 맞추는 치료를 하거나, 생활 습관을 정상적으로 바꾸며 은근히 기다려야 한다. 병이 오기까지의 과정을 무시하고 나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병이 오기까지 진행된 기간이 길면 낫는 과정도 길다.

어떤 환자는 성격이 너무 조급해서 똑같은 질병을 고치지 못하고 계속 악순환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정도 치료하다 보면 몸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가는데, 이 때 조금만 더 쉬면 확실히 나을 것을 못 참고 움직이는 것이다. 병이라는 건 언제나 회복기간을 잘 지켜야 한다.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을 취하면서,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만 생각해야 한다.

▲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어디가 아픈가?’하고 습관적으로 걱정을 해서 진짜 병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pixabay


물론 심신증(心身症) 환자는 곤란하다. ‘건강 염려증’이라고도 하는데, 아침에 눈 뜨면 ‘오늘은 어디가 아픈가?’하고 습관적으로 걱정을 해서 진짜 병이 생기는 경우다.

“내 몸은 항상 내게 얘기하고 있다. 내 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이 말을 환자들에게 꼭 하고 싶다. 어떤 병이 심각하게 들기 이전에, 우리 몸은 이미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입이 마르는 것이다. 평소에 너무 기름진 것을 많이 먹고 운동을 안 해 노폐물이 축적되어 생기는 병이 바로 당뇨병이다. 대사시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몸 안에 수분이 모자라니 입이 마를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병을 눈치채기가 더 쉽다. 생리의 상태와 분비물의 상태를 건강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생리 주기가 이상해지거나 생리혈이 검어진 경우, 분비물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경우 곧바로 그 원인을 찾으면 심각한 질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적어진다.

이렇게 모든 병은 미리 알고 조치를 하면 피해갈 수 있다.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 않다가 병에 걸리는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 과일로 치면 익을 만큼 익어 꼭지가 떨어지는 것처럼, 병이 깊이 들만큼 들어 바깥으로 나타나는 것을 ‘갑자기, 왜?’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본다. 인체의 모든 기능과 구조가 우주의 음양이론과 오행 즉, 목(生, 나고)․화(長, 자라고)․토(化, 변화하고)․금(收, 거두어 들이고)․수(藏, 저장하는)의 운행법칙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하늘에 해와 달이 있듯 사람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고, 우주가 오행(목성,화성,토성,금성,수성)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듯 인체는 오장(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의 운용에 따라 움직이며, 일 년에 열 두 달이 있듯이 인체에는 12경락이 있고, 일 년에 365일이 있듯이 인체에는 365혈이 있다.

그 12경락과 365혈을 순환하는 ‘기(氣)’와 ‘혈(血)’이 막힘 없이 순조롭게 순환할 때, 우리 몸은 건강하다. 그 반대로 어느 한 군데라도 기혈이 막혀 순환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통즉불통(通則不痛, 통하면 아프지 않다), ’불통즉통(不通則痛,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이다.

우주와 내 몸의 생명현상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함께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건강지수는 90점이다.

내 몸 안에서 음양의 기운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항상 체크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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