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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24 18: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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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순태 부신백질이영양증모임 회장


[트리니티메디컬뉴스=박정미기자] 1992년 개봉한 영화 '로렌조오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가. 부신백질이영양증(이하 ALD) 환우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ALD의 완화제인 '로렌조오일'의 발견과 효과에 대해 세간이 널리 알렸다.


이 '로렌조오일'을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여온 것이 부신백질이영양증모임의 배순태 회장이다. 배순태 회장은 ALD를 앓고 있는 환우의 보호자로, 또 다른 환우들의 희망으로 지금껏 활동해왔다. 배순태 회장을 만나 ALD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트리니티메디컬뉴스(이하 트) : 부신백질이영양증은 좀 생소한 질병이다. 설명을 한다면?


배순태 회장(이하 배) : ALD라고 하는데 성염색체인 X염색체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으로 몸 안의 '긴사슬 지방산(VLCFA: very long chain fatty acid)'이 분해되지 않고 뇌에 들어가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희귀질환이다.


트 : 선천적 질환인가?

배 : 일반적으로는 유전이다. 영화 '로렌조오일'에서 유전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유전도 있고 돌연변이도 있다. 일반인들은 이 병을 '로렌조오일'이라는 영화로 많이 접했을 거라 생각한다.

트 : 로렌조 오일은 이 질환의 완화제인가?

배 : 내가 처음 로렌조오일을 구입했을 때는 그 것을 주신 분이 어쩌면 이 것이 영화에서 말한 것처럼 병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권했다. 우리 아들이 사용했는데 더디긴 했지만 진행은 조금씩 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내가 로렌조오일을 구했다는 소문을 듣고 각 병원이 연락해와서 모임을 만들게 됐다. 각 가정의 두 아이가 다 그런 경우, 동생이나 형이 먼저 발병했으면 둘 중에 한 명에게 먼저 먹여보라고 했다. 먹여봤더니 의외로 애들이 잘 살아가더라. 그 때부터 로렌조오일을 믿게 됐다. 의사들은 로렌조오일을 인정하지 않는데 실제로 로렌조오일을 먹으면서 10년 이상 건강하게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 아들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살아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트 : 우리나라에 처음 로렌조오일을 들여온 분이다. 환우들에게 큰 일을 한 셈인데?
배 : 처음에 사실 우리 큰 아들부터 먼저 아팠는데 병명도 모르고 보냈고 둘째 아이가 진단을 받을 때 로렌조오일 이야기를 의사선생님으로부터 들었다. 그래서 로렌조오일을 구하려고 했는데 미국이 해외로 반출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거부했다. 당시 미국에 있는 작은 아버님이 목사였는데 직접 의사를 만나서 통사정을 했다. "오일을 우리 손주에게 주려고 한다"고 했더니 허락하겠다고 해서 그  때 보내주신 거다. 굉장히 어렵게 구했다. 의사 선생님도 못 구한 것을 내가 구해서 지금 모임까지 하게 된 거다. 실제로 그렇게까지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진짜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을 보고 약이라고 생각했다. 약으로 인정해달라고 탄원을 자꾸 넣었는데도 보건복지부가 허락하지 않고 있다.

트 : 로렌조오일은 구입해서 회원과 함께 나누나?

배 : 예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수입하는 업체가 있다. 메디컬푸드가 수입하다가 지금은 한독약품이 수입해서 편안하게 잘 사서 먹고 있다. 환우들을 도와줄 수 있는 데까지는 도와줬다. 우연찮게 알게 돼 오일을 잘 먹고 증세에 호전을 보이는 아이들은 내가 후원 받아서 연결도 해줬다. 내 경우는 아이가 아파서 하늘나라로 가고 막내가 남았는데, 막내를 살리려고 더욱 매달렸다. 다른 집들도 두 아이들이 다 그런 경우가 있다. 마음 아프지만 발병하지 않은 아이는 살리자는 생각이었다. 그런 심정으로 로렌즈오일을 복용시켰더니 건강하게 잘 살아가고 있다.

트 : 먼저 보낸 아들의 병명은 몰랐나?

배 : 큰 아이의 병명은 몰랐다. 백질이상이 있다고 해서 그런 줄만 알고 그 병인줄 몰랐는데, 둘째가 아플 때 의사 선생님이 '로렌조오일' 영화를 알려주면서 영화 속에 나오는 그 병이라고 했다. 영화는 차마 못 봤다. 이 아이도 보내겠구나라는 생각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는데, 잘 살아 있다. 의사 선생님들도 로렌조오일을 잘 복용해서 그렇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직도 허락해주지 않고 있다. 의사 선생님들이 로렌조오일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논문만 발표해주면 상당히 힘이 될 텐데. 아직까지 그런 상황이다.

트 :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할 텐데.
배 : 지금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아직 로렌조오일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거니까 올해는 담당 선생님들과 충분히 이야기해서 논문 좀 만들어 달라고 하려 한다. 한 병원뿐 아니라 여러 병원에서 아이들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일이 다 찾아가 봐야 하는데 내가 몸이 안 좋아서 그러질 못하고 있다. 

트 : 모임 인원은 얼마나 되나?

배 : 50명 정도다. 환우들이 한 해 두 세 명 생기면 꼭 두 세 명은 하늘나라로 갔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7~8명 정도였다. 세월이 가면서 아이들의 수명이 더 길어져 30명 정도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어른 환자들이 많다. 이 병이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처음부터 환자인 것을 알면 좋겠지만 잘 생활하다가 군대에 갔다가 몸이 안 좋아서 복역도 하지 못하고 나왔는데 이 병이더라는 경우도 왕왕 있다. 훈련받다가 다쳐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고, 만 18세 즈음 대학에 가려고 할 때 발병되는 경우도 있다. 30세 넘어서 발병하는 환우도 있다. 미국은 신생아 대사질환 검사에 ALD를 포함했다. 우리는 아직이다. 보건복지부에 '로렌조오일 인정'과 '신생아 대사질환 검사 ALD 포함' 이 두 가지 탄원을 넣었는데 두 가지 다 이뤄지지 않았다. 신생아 ALD 검사를 하면 미리 질병을 알고 조금은 예방할 수 있다. 성장할 때 단백질이 필요하니까 고기도 많이 먹고 그러다 보면 증세가 빨리 나빠질 수도 있는데 병을 미리 알면 주의해 가며 잘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의사 선생님들께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시니까 치료방법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해외에서는 임상약도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임상을 할 수 없는 환경이니까... 20년이 지나서 이제서야 임상약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많이 벅차다. 빨리 치료제가 생겼으면 좋겠다.

트 : 환우모임에서는 또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있나.
배 : 서로 정보를 주기 위해서 만나기도 하는데 사실 만나기가 힘들다. 거동이 불편한 환우가 많기 때문에 모임하기가 어렵다. 지금은 홈페이지보다는 단체톡을 통해서 정보를 빨리 알리고 있다. 이야기 하기가 수월해졌다. 서로의 아픔도 이야기하고 위급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환우분 중에서 의사선생님도 계신데 좋은 정보도 많이 주신다. 진짜 큰 연구가 성과를 낼 때에는 모임을 열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잘 했는데 올해는 지켜봐야 한다.

▲ 배순태 부신백질이영양증모임 회장


트 : 지난해 제1회 희귀난치병의 날이 선포되고 연합회나 정부 차원에서 희귀난치병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데 그런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배 : 그 분들이 노력하는 건 좋은데 실제로 뭐가 필요한지에 대해 좀 더 파악해 주셨으면 한다. 희귀질환법이 통과됐지만 직접적인 변화는 없다. 법안이 통과됐을 때는 직접적인 혜택이 와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기대하고 있다. 도와주고는 싶은데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도와주지 못하는 것이니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트 : 환우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은?

배 : 희귀질환으로 산정특례를 받는데, 6개월을 지켜본 다음에 장애판정을 내려 준다. 예전에는 안 그랬기에 환우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결국에는 아이들이 갑자기 나빠져서 드러누우면 그 때 장애 1급을 준다. 뇌에 문제가 되는 병이라 음식을 삼킬 때 씹지 못해서 콧줄을 하든지 위에 관을 삽입해야 한다. 세 달에 한 번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하러 가면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적용기준도 병원마다 다르다. 부모가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다기보다는 원무과 직원과 이야기 한다. 원무과가 우리병원에서는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면 안 되는 거다. 각 병원마다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으니 뭐라 말을 못하겠더라. 산정특례를 주려면 본 질환을 보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부차적인 질환들도 잘 파악해서 혜택을 같이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가 신경 써서 잘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트 : 올해 남은 계획은?

배 :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연락이 온다든가 정보가 있으면 모일 것이다. 한 7월경에 정보를 또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것 같다. 일본에 가는 분이 계시고 해서... 갔다오면 이야기가 있겠죠. 연구하는 쪽에서 연구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모르지만 그 때 또 모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트 : 트리니티메디컬뉴스 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배 : 희귀질환으로 판정 받으면 일단 가계가 힘들어진다. 환우를 보살피다 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매달려야 하고 아빠는 그 둘을 지켜봐야 하는 좌절감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한다. 그 환우들은 순수하게 정신과 쪽으로 상담을 받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것을 우리 환우모임끼리만 하고 있다. 털어놓고 이야기하면 좋긴 좋은데 맘 놓고 털어놓을 대상이 없다. 그러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잘 살아가다가 이혼하는 경우도 생긴다. 편안하게 정신과 상담을 해줄 의사 선생님이 계시면 좋겠고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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